저무는 하루
대안스님
삼천 육백 날도
다 채우지도 못하고
갈 인생인데
오늘 하루도 그냥 그렇게 가고야 마는 구나
올 사람이 아직 오지 않았는데
해는 기다림에 지쳐서 붉게 물이 들어 저물고 마는 구나
아직 오지 않은 사람을 위하여
다시 내일이 펼쳐지는 걸
그 사람은 내일이 있어서
다시 또 기다리게 만드는지도 모르겠구나
다시 내일이 오지 않고
오늘이 마지막 이라면
그 사람도 오지 않을 사람이 아니련마는
그렇게 남은 세월을 미루느라고
늦어지고 말겠구나
하고 저 하는 말이 많았었는데
정작 오랜 세월이 흐르고 나면
홀로 독백을 일삼다가
그냥 허공이 되고 말겠구나
좋은시 중에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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