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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스크랩] 저무는 하루/ 대안스님

멀티영주 2013. 7. 22. 19:01
 
 
 저무는 하루
           대안스님
삼천 육백 날도 
다 채우지도 못하고 
갈 인생인데 
오늘 하루도 그냥 그렇게 가고야 마는 구나 
올 사람이 아직 오지 않았는데 
해는 기다림에 지쳐서 붉게 물이 들어 저물고 마는 구나 
아직 오지 않은 사람을 위하여 
다시 내일이 펼쳐지는 걸 
그 사람은 내일이 있어서 
다시 또 기다리게 만드는지도 모르겠구나 
다시 내일이 오지 않고 
오늘이 마지막 이라면 
그 사람도 오지 않을 사람이 아니련마는 
그렇게 남은 세월을 미루느라고 
늦어지고 말겠구나 
하고 저 하는 말이 많았었는데 
정작 오랜 세월이 흐르고 나면 
홀로 독백을 일삼다가 
그냥 허공이 되고 말겠구나 
                        좋은시 중에서
출처 : 그대가 머문자리
글쓴이 : 별이요 원글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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