고향 추억 이임영 옆집 담장 사이 작은 가시 듬성듬성하던 풋냄새 나던 골담초 노란 꽃망울 한창일 때 연두색 새순 피어나고 여름이면 향기없는 당국화 풍성하게 피었던 뜰과 곧은줄기 마디에 접시꽃 진자리 어김없이 맺혔던 도톰한 씨방 안에 빼곡하게 둘러서서 익어가던 금화들 나 열 살 꼬마였을 때 우리집 정들었던 사랑채 아직은 새집이었던 그때 예쁜 뿔과 선한 눈망울 약지 않아서 우리 소 내가 주인인 줄도 몰라도 곧잘 이끌려 다녔다 모내기 끝낸 초여름 밤 산기슭 무논에 개구리 소리 요란할수록 더 흔하던 소나기 농사일 바쁜 우리 부모님 풍년만이 희망이고 돌보지 않아도 잘 자랐던 어린 동생들도 이젠 중년이 되고 시골의 젊었을 적 곱던 우리엄마 칠순을 훌쩍 넘겼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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